[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위기, 저출생 고령화, 세대-계층-성별간 사회갈등 등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 정책환경 변화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교육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에듀테크 관점에서 과거 문제를 바라보고 새로운 통찰을 통해 교육을 혁신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됐습니다. 양성평등교육 분야에서도 디지털 전환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자 목표입니다.”(장명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코로나19로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졌다. 그중 특히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은 교육 분야다. 2020년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실시하면서 비대면 교육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교육업계에서 클라우드와 같은 신기술을 도입하는 데 앞장 선 배경이다.
이는 민간 영역에서만 이뤄지는 일은 아니다. 공공 교육에서도 발빨리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다. 양성평등교육 및 성인지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양평원)이 사례다. 양평원은 전사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해 운영 중이다.
장명선 양평원장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양평원의 시스템은 굉장히 노후화됐었다. 수강자가 몰리면 서버가 다운되곤 했는데, 점점 더 늘어나는 온라인교육 수요에 발맞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인프라를 현대화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수요에 따라 서버를 임의로 늘렸다가 줄이는 등의 유연성은 클라우드의 최대 강점 중 하나다. 교육 서비스의 경우 일과 시간이나 특정 일자에 교육이 집중되는 만큼 그 시간대에만 많은 서버를 두고 수요가 적을 때는 서버를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
클라우드 전환이 마냥 쉬웠던 것은 아니다. 노후된 온프레미스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마이그레이션하면서 이기종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로 전환을 위해 데이터를 복제·반영하는 데 누락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적잖은 수고가 들었다는 것이 양평원의 설명이다.
양평원의 클라우드 전환을 수행한 것은 클라우드 운영·관리 서비스 기업(MSP) 클라이온이다. 클라이온 측은 “양평원이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로드맵을 갖고 있어 사업을 원활히 끝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양평원의 전산 담당자는 비용 절감도 클라우드의 강점 중 하나라고 꼽았다. 예산을 받아 사업을 수행하는 양평원과 같은 입장에서는 서버를 구입해야 하는 온프레미스의 경우 초기 도입비용이 커 부담됐는데 클라우드의 경우 쓴 만큼의 비용만 지불하는 구독형 구조다 보니 비용을 아끼면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장 원장은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한 것은 앞으로 이어질 디지털 전환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인공지능(AI)이나 메타버스와 같은 신기술을 적극 도입할 예정이고, 클라우드 인프라는 이를 위한 토양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사회 전반의 변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이처럼 변화하는 환경에서 교육의 중요성은 더 두드러진다. 양평원이 과거 양성평등교육에 대한 허브 기관으로서 기능했다면, 앞으로는 교육에 더해 문화 확산까지 아우르는 전문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장 원장이 눈여겨 보는 것은 AI다.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기술을 도입해 서비스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AI 챗봇을 구상 중이다. 현재 메타버스 교육도 일부 시행 중이다. 아울러 대학생이나 직장인 등 대상으로 하는 교육 콘텐츠에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적극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양평원이 클라이온과 협력해 도입한 클라우드는 네이버클라우드다. DBMS로는 티맥스티베로를 선택했다.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양평원의 특성상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기업을 택해야 했는데, 새로운 시스템인 만큼 가장 경험치가 높은 기업을 고려한 결과 네이버클라우드를 택했다고 전했다.
장 원장은 “행정·공공영역의 클라우드 운영 사례와 경험이 많지 않아 기존 민간기업의 클라우드를 운영하던 체계를 MSP의 도움을 받아 적용 중이다. 지금은 점차 노하우가 축적되고 있다. 행정·공공영역에 적합한 운영과 보안기준이 마련돼 민간 클라우드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 사업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내비쳤다.